의료사고 이력을 환자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환자의 알 권리와 의료현장의 부담이 맞서고 있다.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과거 사고 관련 정보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보건복지부는 관련 법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우려하는 제도 운영의 문제

의료사고는 발생 경위와 책임 소재, 분쟁 조정 및 소송 결과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사고 발생 여부만 공개할 경우 의료행위의 위험도나 의료진의 과실이 확정된 것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쟁점이다. 복지부의 반대 논리 역시 공개 정보가 실제 의료의 질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채 의료기관 평가와 선택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공개를 전제로 한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행정 부담, 분쟁 확대 가능성도 검토 대상이다. 사고 보고와 조사 결과가 공개 기준에 포함될 경우 의료계가 방어진료를 강화하거나 고위험 진료를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제도 설계와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근거와 검증이 필요하다.

환자 알 권리도 외면하기 어려워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사고 관련 정보가 제한될 경우 의료기관 선택에 필요한 판단 근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남는다. 특히 의료사고가 반복됐는지, 사고 이후 조사와 재발 방지 조치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 공개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환자 안전과 직접 관련된 정보를 어떤 기준으로 제공할지 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공개 여부보다 기준과 절차가 핵심

제도화가 추진된다면 공개 대상이 확정된 사고인지, 분쟁 중인 사건인지 구분하고 사실관계와 처리 결과를 함께 제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의료기관별 단순 건수 비교를 피하고 진료 규모와 분야 등 해석에 필요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결국 의료사고 이력 공개 논의는 공개 찬반만으로 결론 내리기 어렵다. 환자의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면서도 사실과 평가를 구분하고, 의료계가 불필요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이의 제기와 정정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향후 의료정책의 핵심 과제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