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정역에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원장이 있다. 바로 왕국현 원장이다. 검단탑병원에서 7년간 근무했다는 그는 사복을 입고 있어도 의사의 풍채가 느껴졌다. 대개 의사들은 무거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와 인터뷰를 진행해보니 밝고 기분좋은 에너지를 뿜는 사람이었다.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진료철학이다. ‘환자와 진정성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진료철학을 들었을 때, 환자들과 거리낌없이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같았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으며,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통과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디탑정형외과 왕국현원장, 그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보자.
1. 일산 백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셨다고 들었는데 그때 생활은 어떠셨나요?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펠로우 1년 해서 총 6년 있었어요. 레지던트 생활은 어느 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매우 힘들었죠. 당직, 병동관리, 수술실 어시스트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시기인데, 가족들 얼굴 보기 힘들 만큼 바빠요. 많이 배우고 많은 일들을 처리하기 때문에 정말 정신이 없어요. 이 시기를 못 버티고 도중에 관두는 친구들도 종종 있었어요.
사람이 되려고 곰과 호랑이가 마늘과 쑥만 먹은 이야기 아시죠? 제 백병원 생활은 의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힘든 과정이었어요.
2. 백병원 생활을 마치고 검단탑병원에서 근무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제가 백병원 생활을 마무리할 때쯤 은사님이 주말에 밥 한 끼 하자고 하셨어요. 밥을 먹으러 검단탑병원으로 데리고 오셨죠. 은사님이 잠깐 자리를 비우셔서 방 안에 홀로 앉아있는데, 갑자기 가운을 입은 분이 방안으로 들어오시더니 ‘언제부터 일하실 거예요?’라고 물어보셨어요. 당황스러웠죠. 전 면접을 보러 온 게 아니고 밥을 먹으러 온 거라고 말씀드렸지만,,(웃음)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인데 은사님과 검단탑병원 원장님이 선후배 관계셨어요. 검단탑병원에서 의사를 구인하고 있어서 은사님이 저를 추천해주신 거였죠.
3. 검단탑병원에서 7년간 근무하셨는데, 다른 병원으로 옮기실 생각은 없으셨나요?
사실 중간에 다른 전문병원에서 제의가 왔었어요. 마침 전문병원 시스템에 대해 궁금함을 느끼고 있던 시기라 고민했죠. 검단탑병원은 종합병원이라 전문병원과 시스템이 많이 다르거든요. 그런데 이직을 고려하던 순간에 은사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남자가 돈 때문에 의리를 저버리면 안 된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줄곧 검단탑병원에서 진료를 봤죠.(웃음)
4. 그럼 7년 동안 그곳에서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계셨나요?
7년 동안 정말 많은 수술을 해왔는데 그중에서도 어려운 수술을 진행했던 환자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고관절이 빠진 분, 인공관절을 하신 분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보통 재활치료까지 치료기간을 6개월 정도 잡거든요. 치료기간이 길어서 환자를 보는 시간이 많기도 하고, 치료 후 좋아진 모습이 명확해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5. 원장님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셨나요?
저는 운동을 해요. 근력운동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나중에 나이가 드셨을 때 덜 다치고 덜 아파요. 저도 헬스를 안 하다가 40대에 들어와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확실히 운동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크다는 걸 몸소 깨닫고 있습니다.
6. 그럼 혹시 헬스 말고 다른 운동도 하셨나요?
검단탑병원에 야구단이 있어요. 야구단 이름은 탑스윙스인데요. 제가 야구단 이름부터 선수 모집, 유니폼 제작까지 직접 진행했어요.
첫해에는 연습게임 위주로 운동을 했어요. 그다음 해부터는 사회인 야구 리그도 참여했어요. 이 모임으로 병원 직원들의 친목이 돈독해졌고 리더로서의 경험도 쌓을 수 있었어요. 3승 48패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마무리했지만 보람되고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감독직을 이양했는데, 시원섭섭하네요.(웃음)
7. 개원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종합병원에서 일을 시작한 지 5년 정도 지나니, 모든 게 안정화되었어요. 수술에 대한 부담감도 줄고 업무 속도도 빨라지긴 했지만 정체되어 있는 느낌도 들면서 새롭게 다른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 무렵 도전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2년 동안 신중히 생각하고 더 늦어지면 도전을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개원을 결심했어요.
8. 원장님의 진료 스타일은 어떠신가요?
제가 탑병원에서 진료를 할 때, 유독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 오신 환자분들이 많았어요. 제 생각에는 편안한 분위기와 정직한 진료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저는 진료를 할 때 편하게 얘기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딱딱한 분위기일수록 환자가 의사를 어렵게 생각하거든요. 환자분들이 하고 싶은 말을 못하게 되고 요점을 빠트릴 수가 있다고 느꼈어요. 물론 편안한 분위기를 환자들이 이끌어 나갈 수 없죠. 의사인 제가 이끌어나가서 통증 부위나 평소 앓고 있던 지병을 조금 더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해요. 그리고 그에 맞는 치료방법을 말씀드려요.
9. 개원 후의 환자 치료 과정을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일단은 1차적인 이학적 검사를 해요. 환자의 증상을 듣고, 문제가 생긴 부위를 만져보는 과정이죠. 좀 더 세밀하게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초음파와 엑스레이를 이용해요. 초음파나 엑스레이의 진단을 보고 나서 비수술적 치료를 했는데도 호전이 안된다면, MRI 검사와 수술을 위해서 큰 병원으로 안내를 해드려요.
10.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의 차이가 없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를 동일하게 볼 수 없어요. 보통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물론 진단을 했을 때 증상이 심각해서 당장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존적 치료가 기본이고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에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손목터널 증후군의 경우에는 신경이 눌리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신경전도 검사를 해요. 신경이 덜 눌려 있고 어느 정도 호전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보존적 치료를 하고 신경의 압박이 심하거나 오랫동안 눌린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요. 다른 질환들도 마찬가지예요.
11. 개원을 앞두고 계신데, 심정은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종합병원에서 7년간 일하다 보니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서 진료를 봐왔잖아요. 가벼운 치료가 필요한 분도 보고 응급한 상황도 겪고, 단지 수술만 안 할 뿐이죠.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만 잘하면 문제없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2. 마지막으로 포부가 있다면?
저는 화정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은 모두 저희 병원으로 오게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제 노력도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만족스러운 치료도 해드려야겠죠. 화정 주민분들이 저를 믿을 수 있는 의사로 생각하실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정직하게 진료할 거예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상대방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말할때의 억양이나 목소리의 톤, 얼굴의 표정으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차분하고 재치있는 말솜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기분좋게 하는 미소까지 겸비한 사람이었다.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를 뿜는 왕국현 원장. 앞으로도 이런 정형외과 의사들이 많아지길 마음속으로나마 기도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