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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개혁에 약물 부족까지…‘산부인과’는 지금 벼랑 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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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괴 위기의 산부인과 상징 아이콘
    어두운 배경 속 붉은 빛이 새어 나오는 갈라진 자궁 아이콘

    “진료도 어려운데 약도 없다…산부인과는 붕괴 직전”

    최근 의료개혁 2차안과 PA 법안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산부인과는 의료제도 개편과 필수약제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13일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일방적 의료정책 추진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실질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의 의료개혁 2차안 “수입 악화·책임만 증가”

    산부인과 개원의사회는 2차 의료개혁안에 대해 저수가 체계를 방치한 채 규제만 늘린 독단적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관리급여제 도입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의료사고에 대한 안전망도 불충분하다는 비판이다. 특히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진료과로서의 현실과 괴리된 정책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의료인력추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의사 비중이 절반도 안 되는 현 상황에서 의료계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심지어 자영업자, 소비자단체가 의사 수를 결정하는 구조에 대해 “주먹구구식 결정”이라며 위원회 구성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PA 법안 “환자 안전 위협, 전공의 수련 환경 파괴”

    PA(진료지원간호사) 제도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거셌다. 특히 수련병원 내 PA 운영은 전공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의료의 질 저하 및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입장이다. PA가 수행하는 의료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은 결국 의사에게 돌아간다는 구조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사례로, 안동의 한 병원에서 PA의 미보고로 출혈 사고가 발생했으며, 해당 간호사는 집행유예에 그친 반면 의사는 실형 8개월을 선고받은 사건도 언급돼 현장의 불신을 증폭시켰다.

    필수 의료약도 ‘품절대란’…산부인과 진료 중단 위기

    정책 외적 요인으로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이라는 더 큰 위기가 산부인과를 덮쳤다. 옥시토신, 라보파, 히드랄라진 등 필수 산부인과 약제의 공급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응급상황 시 산모와 태아의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문제로, 정부와 제약업계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절실하다. 생산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공급을 기피하고 있는 현 상황은 결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수면마취 강요 대신, 마취술 적정 수가 신설해야”

    또한 ‘자궁경부 주위 신경차단술’과 같은 마취술에 대한 적정 수가 부재도 개선 과제로 제기됐다.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수면진정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별도 항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의사들이 불이익을 감수하며 시술을 지속하고 있는 현실이 지적됐다.

    현재는 유사한 신경차단술 수가를 준용해 청구하고 있지만, 자율점검 대상으로 지정돼 과징금까지 부과되는 이중 규제 역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산부인과는 소멸한다”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불만 제기에 그치지 않았다. 실제 개원의들이 체감하는 진료 환경 악화, 법적 리스크, 약물 공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산부인과 전체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는 경고음으로 읽힌다.

    산부인과는 이미 기피과 중 하나로 꼽히는 진료과다. 지금과 같은 정책 구조가 지속된다면, 더 이상 필수의료로서 기능을 이어가기 어려운 수준으로 내몰릴 수 있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수가 정상화, 법적 책임 구조 재정립, 약물 공급 안정화 등 근본적인 개편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기훈 기자 (gihun.lee@dii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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